▲ 유현나 팀장
"해외영업의 미학은 '은근과 끈기'입니다. 단기간에 대박성과를 거두기 어렵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하면 쉽게 지치거나 슬럼프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해외 인허가 과정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변수도 많기 때문이죠."
유현나(41) 펜믹스 해외영업팀장은 최근 미국 제약기업과 340억원 상당의 항생·통증치료제 라이스선스-아웃 계약 체결을 이끌어 냈다. 입사 10년 만의 일이다.
이러한 결실은 단박에 이뤄지지 않았다. 성공의 단맛과 실패의 쓴맛을 모두 경험한 17년 경력의 집합체다. 유 팀장의 노하우와 내공은 30여개 국가·200회가 넘는 해외 출장으로 쌓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제약기업과 꾸준하게 미팅을 가지며, 펜믹스 제품의 장점을 어필해 왔습니다. 아무리 제품력이 좋아도 미국 기준에 맞는 생산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수출은 그림의 떡에 불과할 수 있죠. 때마침 펜믹스 제2공장이 CGMP 획득을 목전에 두고 있었던 점도 이번 수출쾌거를 이끌어 낸 주요 포인트였다고 생각해요. 끝까지 응원해 주고 믿어 준 회사에 감사합니다."
펜믹스는 암피실린+설박탐과 피페라실린+타조박탐 등의 페니실린주사제와 아목시실린클라블란산+칼륨의 페니실린고형제, 답토마이신, 덱스메데토미딘 생산에 특화된 CDMO기업이다.
현재 펜믹스 주력 수출대상국은 일본과 베트남, 싱가포르 등으로 포지셔닝돼 있다. 하지만 올해를 터닝포인트로 미국·유럽 등의 선진제약시장이 유력 수출국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진취적인 해외 시장 개척 노력도 유 팀장의 주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펜믹스 입사 10년 동안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UAE, 예멘, 남아공 등 16개 신흥시장 거래를 뚫어냈다.
"코트라와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시장개척단 활동과 CPHI 등의 (원료)의약품 박람회 참석도 외연을 넓히는 중요 요소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사 제품과 니즈에 부합하는 해외 기업을 스스로 발굴·개척하는 능동적인 자세와 활동이 더욱 중요한 것 같아요."
유 팀장의 비전과 포부는 2021년 펜믹스 제2공장 CGMP 인증 후 회사 주력 제품을 미국·유럽 등 선진제약시장에 런칭해 명실공히 1억달러 수출탑을 달성하는 것이다.
다음은 유현나 해외영업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그동안 경력은
=첫 직장은 의약품 오퍼상 '헤파'에 입사 볼리비아 산타크루즈 지사에서 근무(2003~2004)했고,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해외 RA팀장(2004~2008)을 역임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건일제약 계열사 펜믹스 전략영업2팀(해외영업·BD) 총괄팀장을 맡고 있다.
-해외영업팀 구성은
=해외영업·BD 2명(전략영업2팀), RA 2명(메디칼팀), 일본 영업/BD 7명(오송팜)으로 구성돼 있다.
-해외영업 주요 제품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페니실린고형제(아목시실린클라블린산+칼슘), 페니실린주사제(피페라실린+타조박탐, 암피실린+설박탐), 일반주사제(답토마이신, 덱스메데토미딘)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페니실린주사제와 일반주사제가 일본 시장에서 약 130억원 가량 판매되고, 30억원 상당의 페니실린고형제가 동남아 시장에 수출되고 있다. 연평균 150억원의 수출 수출을 기록하고 있다.
-주력 수출국은
: 일본 외 16개국(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및 UAE, 예멘, 남아공 등)과 함께 의약품 교역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미국 시장에 항생제와 통증치료제가 약 340억원 정도에 기술이전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일본>베트남>싱가포르 등의 구조의 수출 외형을 띄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미국과 유럽 선진제약바이오시장이 펜믹스의 주력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라이선스계약이 원만히 체결되면 펜믹스의 전체 수출 외형은 500억원대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영업 업무를 소개한다면
=펜믹스에서 제조하고 개발하는 품목의 영업 및 BD를 담당한다. 시장조사 및 고객사 접촉, 계약, 계약이후 관리 업무를 수행한다고 보면 된다.
-업무 중 애로사항은
=원료가격은 상승하는데 반해 약가는 하락하는 국면에 있는 점이 늘 애로사항이다. 허가 규정이 점점 까다로워져 고가 원료를 사용하는 일반 주사제의 경우 자칫 잘못 판단할 경우 큰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 단순 파트노랑뿐만 아니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분석·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발력이 요구된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에콰도르로 중요 거래선 출장을 갔을 때의 일이다. 밤에 도착해 다음날 아침 일찍 만나는 일정이었는데 공항에 짐이 도착하지 않아 화장도 하지 못하고,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상대 기업 대표를 만났던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그날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KOTRA 주최로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깔베사(Kalbe)와의 사이닝 세러모니(signing ceremony)를 주관하고 있었는데, 계약 체결 일정이 지연되어 불상사(?)로 행사가 진행되기 전까지 불을 동동 구르는 일도 있었다.
출산 후 2016년 복직 하자마자 팀원 중 한명이 출산 휴가를 떠났다. 인력 공백으로 퇴근 후 아기 재우고 매일 새벽까지 일했던 기억도 있다.
-수출이 이뤄지기까지 A to Z 과정은
=시장분석 (시장규모·약가 등)→potential 업체 발굴→거래조건 협의→계약→등록→수출
-입사 당시 수출액과 현재 수출액
=평균 150억원대에 안착해 있다. 일본이라는 특수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CGMP에 준하는 엄격한 규정과 심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러한 장벽을 통과하고 꾸준한 제품생산력과 신뢰를 쌓으면 경쟁업체가 나타나도 여간해서는 거래선을 변경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신규 수출국을 뚫기 위한 노력은
=IMS 등의 데이터를 통해 시장분석과 약가구조를 파악 후 적절한 공급가를 산정한다. 생산본부·개발본부 노력으로 선진시장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서류 일체를 상대 기업에 제출한다.
-올해 중점 해외영업 전략은
=미국·유럽 등 선진제약바이오 시장에 슈퍼항생제 답토마이신을 주력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영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은
=우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품이 상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니즈와 부합돼 야 한다. 차별화된 특성과 제품력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꾸준한 품질과 안정적 공급도 중요 포인트다. 파트너와의 신뢰관계를 쌓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영업팀을 희망하는 입사지원자에게 조언
=의약품 해외영업은 등록이라는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업무다. 단기간 내에 대박 성과를 노린다면 쉽게 지칠 수도 있는 분야다.
회사 선택 시 규모·네임 밸류, 연봉 등을 주로 고려할 것이 아니라 회사의 수출 역량,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보고 선택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계획과 포부
=2014년부터 가동한 펜믹스 제2공장의 미국 cGMP 승인에 기대감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미국 진출은 처음하는 도전이라 준비가 미흡하고 승인 일정이 지연될 수도 있지만 모든 직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승인받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